논쟁

한국에선 자기 주장이 강하고 할말 안할말 다 한다고 여기저기서 모난 돌 취급을 많이 받았었는데, 박사 생활 하면서 자꾸 그런 상황을 피하게 된다. 특히 지도교수와 이야기 할 때 그렇다. 영어로 말해야 하니 말빨도 안서고, 논쟁에서 이길 확률이 거의 없으니 그냥, 힘들게 싸우느니 그냥 하라는 대로 하자, 아니면 그냥 나 혼자 하자라는 모드로 살아왔다. 이렇게 몇년이 지나다 보니, 누군가와 논쟁이 있는상황 자체가 너무 불편하다. 내가 당사자가 아닐 때에도 다른 사람들이 다른 의견을 가지고 Discussion하는 것만 봐도 불편하다. 그러다 문득 이러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둥글게 둥글게도 중요하지만, 공부하는 이유가 논쟁에서 언제나 이기기 위해서만도 아니지만, 그냥 언제나 사람들의 의견은 다를 수 있고, 그를 잘 조율해나가는 게 그게 아마 제일 중요하고 나에게 필요한 능력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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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다

어딜가든 역시 사람과 부딪치는게 제일 힘들다. 특히 A exam을 진행하려는 입장에서 교수님 한명한명 요구와 기준에 맞추기가 무척 힘이 든다. 이 또한 모두들 거쳐가는 과정이겠지만, 연달아서 누군가를 실망시키고 있다는 생각, 내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듯한 느낌, 내 자신이 한없이 작아지게 만드는 상황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끝날 것 같지가 않아서 지친다.

Keep the Wheels Rolling

오늘 친구랑 이야기 하다가 문득 떠올리게 된 문장.  요즘들어 조금 나태해진 나를 다시 일으켜 세워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나의 바퀴는 늘 굴러가야 한다. 그게 느리든, 삐걱거리든, 잠깐 다른 길로 샐 수도 있지만 결국에 길은 이어지고, 결국에 만나야 할 곳에서 만나게 된다. 이를 가능하게 힘은 결국 그저 Keep the wheels rolling!!!!

5년만에

때는 2012년, 내가 학부의 마지막 학기를 보내고 있을 때, 수업프로젝트를 교수님의 도움으로 발전시켜서 내본 Short paper가 덜컥 CHI에 붙었다.

CHI2013은 파리에서 열렸다. 유럽을 처음 가보는 나는 그냥 마냥 들뜨고 좋았다. 하지만 처음 본 유럽의 풍경보다 날 더 놀랍게 한건, HCI라는 분야에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있고, 많은 연구들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세계에서 나는 매우 매우 작은 존재라는 것이었다. 첫 학회에 다녀온 이후로, 나는 유학을 가야겠다는 마음을 굳히게 되었고, 2년 동안 한국에서 석사를 마치고, 박사과정으로 진학했다.

하지만 다시 CHI에 돌아가는 길은 험난했다. 박사 첫해는 포스터 마저 리젝을 먹었고, 2년차때는 풀페이퍼 리젝을 먹었다. 지도교수님의 지원으로 매년 CHI에 가긴 했었지만, 내 연구가 없는 처지여서 인지, 사람들을 만나기도 싫었고, 많은 인원들도 싫었고, 그냥 다 스트레스 였다. 다시 CHI에 내 연구를 들고 돌아가는 일이 너무나 힘겹고 멀게 느껴졌다.

하지만 오늘, 나에게도 CHI 풀페이퍼가 생겼다. 참 오래 걸렸다. 그래도 오늘은 내 자신을 맘껏 칭찬하고 싶다. 그동안 정말 고생 많았다고!! 5년 간, 참 많은 일이 있었지만, 잘 이겨내고 버텨줘서 고맙다고 !!

 

 

 

 

 

무념무상 코딩

지금 수업 Deadline 때문에 코딩을 죽어라 하고 있다.

기초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완전 그저 Problem Solving에만 집중한 근본없는 코딩이다. 이렇게 비효율적으로 짤 수 있나 싶다 정말 ㅋㅋ

지금도 사실 마감에 맞게 Problem set과 프로젝트를 제출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지만, 며칠간 하루에 10 시간 이상 코딩만 잡고 있다 보니, 잡념과 우울이 사라지고 있다. 그저 코드가 안돌아가다가 돌아가면 기뻐하고, 이 과정을 반복하다 보니, 그저 작은 성취와 행복 (코드가 돌아간다!!) 에 집중하게 된다 .

가질 수 없는 것

오랜만에 정말로 가지고 싶은 것이 생겼는데 가질 수가 없다. 최선을 다했는데도 가질 수가 없다. 평소에 내가 하지 않는 일들까지도 무리해서 했는데도 가질 수가 없다. 여러번 단념하고 체념했다고 생각했지만 결국엔 아직도 너무 가지고 싶은 것 같다….. 이런적이 처음이라 나도 내 자신에게 당황스럽다. 한국 다녀오면 괜찮아 질꺼라 믿으면서, 자연스럽게 잊게 될거라면서 내 자신을 달래고 있지만…. 모르겠다.

나이가 들면서 기쁨도 슬픔도, 감정들에 집착하지 않고 다 빨리 잊을 수 있게 되었다며 안도하던 나였는데, 아직 아닌가보다….

그래도 이런 경험을 통해 나라는 인간에 대해 한번더 생각해볼 수 있었고, 그동안 해오지 못한 것들을 돌아보게 해주었다. 그리고 앞으로 이런 욕심이 생겼을 때, 준비된 상태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내가 그냥 좀 더 좋은 사람이 되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다시는 놓치지 않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