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citing 한 주제

미국에 처음 와서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 : 지금 네가 현재 가장 Excited 되어 있는 주제가 뭐니??

오늘 오랜만에 그 이야기를 들었다. 처음에 이 질문에 대답해야 했을 때, 솔직히 나는 잘 대답하지 못했다. 사실 뭔가에 Excited 되었던 적이 있었더랬나? 하지만 주변 선배, 동기들은 이 질문에 너무나 술술 이야기 했다. 설사 내가 듣기엔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은 주제임에도, 말하는 걸 들어보면 정말 진심으로 그 주제를 좋아한다는 게 느껴졌다. 미국에 와서 사실 가장 많은 열등감을 느꼈던 포인트가 바로 이 지점이었다 (영어의 문제는 태어날 때 정해진 것이니 그냥 그려러니 하려고 한다) 나는 왜, 지금까지 자신있게 말할만한 주제 하나를 발견하지 못했나?

오늘 다시 오랜만에 이 질문을 받았다. 똑같이 당황했지만 그냥 이렇게 말했다. 내게 주어진 일은 무조건 열심히 하고 있다. 하다보면 짜증날 때도, 가끔 재미있을 때도 있다. 하지만 내가 그 주제에 Excited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곤 나서 잘 모르는 토픽 하나를 짚어서 그냥 엄청 흥미있는 척 했다. 1년 반이 지나도 딱히 나아진 게 별로 없다.

그렇다고 해서 딱히 슬프거나 열등감을 느끼진 않는다. (준)지식 노동자로써, 작은 점만큼이라도 내가 뭔가 세상에 없던 걸 성실하게 만들어 낸다면 내가 Excited 해 있는 들, 아닌 들, 크게 상관 있을까 싶다. 하지만 뭔가 아쉬운 건, 항상 내가 어디가서 내 현재 주제를 이야기 해야할 때 마다, 자신감이 없다는 것이다. 주제의 참신성보단, 끈기가 더 중요하다는 걸 이제 알지만, 그래도 그 무언가에 대한 아쉬움은 아직도 존재하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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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ittee 구성

오늘 Dissertation Committee 최종 3인의 교수님들을 다 만나뵙고 컨펌을 받았다. 아직 2년차인데 정하는것이 조금 이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결국엔 잘 고른것 같아 맘이 뿌듯하다.

커미티 중 한분은 원래 지도 제자로 들어가고 싶어했었던 교수님이다. 지도교수님과는 아주 다른 스타일, 드문드문 만나도 한번 씩 오랜만에 만나면 사이다 같이 맘이 풀리는 교수님이다. 면담 때마다, 공격적인 문답을 이끌어 주신다. 엄청 당황이 될 때도 많지만 이분과 계속 일하게 되면 내공이 강해질 것 같다. 다음 학기부터 3주~1달에 한번 씩 면담하기로 했다.

제 3의 커미티 멤버를 두고 지금 하는 연구에 좀 더 도움이 될 것 같은 교수님 vs. 나중 연구에 대해 큰 도움이 될 것 같은 교수님을 두고 고민하다가, 각 교수님에 대해 (알려져있는/실제 경험한) 인성, 지도교수님과의 관계(가장 중요하다는 이야길 들었다), 빡셈의 정도를 고려하여 비교적 안전한 선택을 했다. 이미 지도교수+커미티1이 빡센 분들이시니, 한분 좀 유하고, 말이 잘 통하는 분이 계시는 게 여러모로 좋을 것 같다.

뭔가 박사과정에 있어 중요한 날인 것 같아서 처음 적어본다